식서스-히트 플인 후기
식서스가 플인 게임은 처음이고 그것도 상대가 단기전 좀비 히트라서 나름 긴장하고 봤는데 역시나 게임은 재미있었습니다. 단판승부 답게 승부도 치열했네요.
몇 가지 재미있게 본 점이 있는데 그 부분을 살펴보면
1. 히트의 변화무쌍한 지역방어
마이애미를 단기전 강자로 끌어올려준 가장 근본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기본적인 형태는 2-3인데, 선수들의 움직임 범위가 워낙 넓어 이게 2-3인지, 1-3-1인지, 1-2-2인지, 3-2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건 해설하던 레딕이 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지역방어 내에서 움직임도 많고, 형태도 알기 어려우니 상대해보는 선수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기에서도 그 슛 좋은 힐드가 전반에 슛을 주저할 정도로 히트 선수들이 지역방어의 태생적 약점을 움직임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죠.
경기 극초반에는 맨투맨으로 갔다가 역시 8점 정도 격차가 나고 벤치 멤버가 나서는 시점부터 히트가 지역방어로 바꿨습니다.
2. 히트 스타일 지역방어의 문제점과 식서스의 공략
앞서 말했듯 히트는 지역방어의 약점을 많은 움직임을 통해 메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이러한 수비의 문제점은 후반에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수비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는 만큼 집중력과 체력을 요하기 때문에 후반에는 이 수비 강도가 엷어지기 쉽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온 부분이 후반부터 식서스가 공략 포인트를 조금 바꿨습니다.
엠비드가 전반에는 로우포스트에 있었다가 좀 더 탑으로 나왔고, 그와 동시에 바툼과 힐드의 코너 3점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성공했고 특히 바툼이 주사위가 6이 뜬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지난 히트와의 맞대결서 0-6을 찍은 바툼이었는데, 이 경기는 7-12로 딱 평균치로 돌아와버렸습니다.
3. 클러치 빅 플레이가 많이 나온 식서스
결국 지역방어가 뚫리면서 격차가 좁혀지며 클러치타임으로 돌입했고, 이 클러치 싸움을 식서스가 이긴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클러치 빅 플레이가 식서스 쪽에서 많이 나왔다는 점인데, 일단 3쿼터까지 부진했던 엠비드가 어느 정도 돌아왔다는 점이 컸습니다. 특히 4쿼터 2분 경에 3점슛을 시작으로 자유투, 앤드원, 여기에 우브레 앤드원 어시스트까지 거의 모든 클러치 득점이 엠비드에게서 이뤄졌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무릎 부상 여파가 있어서인지 올 시즌 초반마냥 들이밀고 미드레인지가 들어가는 모습은 아닌데, 그래도 재능은 재능인지라 결정적일 때 해내네요. 공격에서 말아먹는다 치더라도 엠비드의 림 프로텍트 자체도 위력적이어서 엠비드를 빼는건 말이 안 되긴 합니다.
여기에 식서스가 4쿼터 자유투를 하나도 안 놓친 것도 컸습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돋보인 선수는 다름 아닌 우브레였는데, 우브레가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75%라서 식서스 선수들 중에서는 낮은 축이었는데, 4쿼터 얻어낸 자유투는 다 넣더라고요. 맥시랑 엠비드는 성공률이 85~90%에서 왔다갔다 하니 걱정을 안 했는데, 막상 제일 불안했던 우브레가 잘 넣어준 점은 좋았습니다.
4. 부상자가 아쉬웠던 히트
히트 입장에서는 생각 이상으로 잘 싸운 게임입니다.
몇 년 동안 꾸준히 히트를 괴롭혔던 맥시, 부상이 있긴 해도 언제든 위협적인 엠비드를 도합 12-33으로 묶은 건 칭찬할 부분이고 실제 14점까지 리드를 벌리기도 했습니다. 왜 단기전에서 강한지 수비를 통해 보여주기도 했고요. 심지어 하케즈나 러브 등 벤치 멤버들이 굉장히 잘한 게임입니다.
다만, 팀의 원투펀치인 버틀러와 히로가 생각보다 많이 막혔습니다. 야투가 둘이 합쳐 14-45였을 정도로 식서스의 원투펀치 만큼이나 히트 원투펀치가 효율이 나빴습니다. 버틀러의 경우 부상까지 입어서 활약할 수 없었고, 그나마 막판에 히로가 힘을 냈긴 했는데 히로의 활약에 엠비드가 맞불을 놔버리는 바람에 이것 마저도 빛이 바랬습니다. 두 명이서 야투 시도 자체가 45개나 될 정도로 두 명의 의존도가 컸던 경기인데(식서스 원투펀치가 33개인 점을 감안하면 히트 원투펀치 의존도가 더 심했습니다), 샷 크리에이팅이 되는 로지어나 묻지마 3점으로 변수를 만들 수 있는 던컨 로빈슨의 부재가 많이 아쉬울 법 했습니다.
5. 닉 널스 감독이 잘 한 점
오늘 닉 널스 감독의 인상적인 포인트가 3개가 있었습니다.
- 후반에 지역방어 공략 포인트를 바꾼 점
- 3쿼터 히트의 연이은 파울성 플레이에 테크니컬을 감수하고 항의한 점
- 후반 클러치 라인업 조정
요 3가지를 꼽습니다.
첫 번째 부분이야 앞서 말했고, 두 번째와 세 번째가 인상깊은데, 3쿼터 중반이었나 라우리가 두 번이나 파울을 얻을 만한 장면에서 노콜이 나오자 라우리와 널스가 모두 항의를 했습니다. 여기에 식서스 관중들까지 더해졌고요. 그 덕분인지 케일럽 마틴이 자유투 2구를 모두 미스하고 여기서 모멘텀이 넘어와버렸습니다. 항의 시점과 포인트가 아주 좋았다 보는 부분입니다.
세 번째는 토비를 클러치에서 제외하고 맥시-라우리-바툼-우브레-엠비드로 최종 라인업을 냈는데, 이 역시도 좋았습니다. 이날 토비가 야투도 그렇고 셋업이 안 된 상태 수비에서는 마크맨을 많이 놓치면서 굉장히 경기력이 안 좋았는데, 이 부분을 읽고 결단을 내린 점도 인상적입니다. 널스 감독이 올 시즌 내내 승부처 라인업이 유동적인데, 이 장점이 다시 한 번 여기서 드러났습니다. 저도 맥시와 바툼, 우브레, 엠비드까지는 맞다 봤고 남은 하나는 힐드냐 라우리냐였는데, 널스의 선택은 리딩과 노련함이 있는 라우리였습니다. 마침 라우리가 버틀러를 생각보다 잘 막기도 했고요. 과거 브렛 브라운이나 닥 리버스가 클러치 라인업을 좀 보수적으로 돌리는 면이 있었는데, 이전에는 볼 수 없는 점을 큰 무대에서 본 점은 인상깊었습니다.
3줄 요약
- 히트의 지역방어가 굉장했으나, 체력 문제와 식서스가 공략법을 갖고 오면서 접전이 되버림
- 식서스가 클러치에서 집중력이 더 좋았고, 경기 내 가장 미친 플레이어가 식서스서 나왔음.
- 히트 원투펀치 부하가 컸고, 로지어와 던로 등 부상자 공백이 아쉬울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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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팬 입장에서는
버틀러 무릎 폭탄이 터지지 않았더라면
공수양면에서 더 힘을 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이미 상당한 전력누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버틀러 고장난 이후에도 필리상대로
이 정도까지 한 부분은 긍정적이나
부상자가 너무 많고 버틀러마저 자칫 디음시즌까지도 지장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이번 플옵은 마음 비우고 봐야겠습니다